티스토리 뷰
복붙이 너무 꼬질꼬질해 보여서 재편집한 썰 (내용은 같습니다)
승관이 수능 끝난 겨울 방학에 일본 갔을 때 만나는 거지 드럭스토어 들어갔다가 향수 진열장 앞에 서있던 한솔이 발견하고 무안단물 마신 사람처럼 소화불량과 피로와 감기까지 한방에 치유당해 버려라
헐 데박쎄박 일본에 혼혈 많다더니 이런 말로 표현 못할 미남을 다 보고.. 하고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는데 그 미남이 향수병들 보고 있던 눈을 들어 뿌야를 똑바로 쳐다보는 거지 그래서 속으로 아 젠장 욕한 줄 알았나봐 절대 아닌데 뭐라고 해명하지.. 하고 쫄아있는데 예상 외로 그냥
-저 일본 사람 아니고 한국인 관광객이에요.
하면서 웃어주는 거야 그리고 그날부터 시작되는 부승관의 얼빠 도전기 (라고 쓰고 스토커 도전기라고 읽는다)
아무튼 부솔은 그게 꼭 있어야 돼 승관이가 한솔이 카톡프사 염탐하다가 여자애(존나 예쁨)랑 둘이 꼭 붙어서 웃는 셀카로 바뀌었길래 여친인가.. 하긴 없을 리가.. 아냐 난 불순한 게 아니고 얼빠니까(충분히 불순함) 여친의 존재에 굴하지 않겠어 하는 승관이 (한결:둥절;;
디카프리오보다 버논이 더 좋은 이유 논문 쓰는 승관이도 보고싶다.. 첫째 한솔이가 더 잘생겼다 둘째 한솔이가 더 귀엽다 셋째 한솔이가 더 (생략) 그리고 그걸 들어주며 언제쯤 이 새끼랑 절연할지 고민하는 과동기 찬 (빠른년생)
그렇게 얼빠 짓 하면서 세 번은 까여줘야지 처음엔 연예인처럼 찍어준다고 대포 빌려온 날 (결국 카메라로는 하늘만 실컷 찍었다 최한솔 찍힌 사진 열 장도 못 건짐) 두 번째는 같이 밥 먹고 영화 보고 데이트 코스 다 짰더니 솔이 동생이 갑자기 불러서 집에 가버림
그리고 세 번째로 차인 건 정말로 고백했을 때겠지 어떻게든 차분하게 말해보려는데 손이고 목소리고 너무 대책없이 떨려서 자기 손 맞잡고 나 너 좋아해 수줍게 고백했으나 잠시 침묵하던 최한솔 니가 좋아하는 건 내 외모뿐이잖아 하고 어떻지도 않은 미지근한 목소리로 거절했겠지
부솔은 역시 부승관의 열혈 짝사랑과 좀 부담스럽긴 해도 호감은 있고 잘해보고 싶긴 한데 이게 사랑인지 저도 몰라서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밀당도 못 하는 최한솔이 잘 어울리고..
그렇게 차 버리긴 했어도 고민은 솔이가 더 많이 하겠지 왜냐면 승관이는 나쁜 의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좋아 죽겠다는 게 티가 나니까.. 하지만 고민한다고 자꾸 미루면 둘 다 상처받을 뿐이라 생각하고 이제 너 안 만나겠다고 통보하니까 세상 무너진 표정 짓던 승관이가 계속 떠오르고
날씨 구리면 주책맞게 이게 아빠인지 친구인지 썸남인지 모를 겉옷 챙겨라 우산 가져왔냐 잔소리부터 하루종일 묻지도 않은 자기 일상 얘기 해 주던 승관이가 없어진 하루하루.. 지루함에 괜히 휴대폰만 만지작거려도 전화 한 통도 안 오네
나 좋아한다더니 역시 별 거 아니었나 하면서 한솔이가 비 내리는 창문 밖 내다보던 그 시간 승관이는 구질구질하게 솔이랑 했던 카톡 대화창 복습 중... 흐흑 내가 너무 오타쿠같아서 솔이가아 (오열파티)
한솔이는 원래 자기랑 같이 갔던 전시회 같이 본 영화 포스터 같이 먹은 음식 같이 들었던 노래가 가득하던 승관이 프로필이 완전히 초기화된 걸 염탐하다 내려놨더니 눈치 없는 고양이가 하필이면 전화번호 위를 밟아서 전화를 걸어버린다
급하게 끊으려고 했지만 벨이 울리자마자 전화를 받아버린 승관이가 있었고 받자마자 솔아 한솔아 잠깐만 실수여도 끊으면 안 돼 하고 거의 주문을 외우는 승관이 목소리가 너무 애절해서 차마 끊질 못했다 정말 끊고 싶었는데
-내가 너 잘생겼다고 쫓아다닌 건 맞는데 너한테 나쁜 마음 있어서 그런 게 아냐 네 얼굴 좋아하는 거 사실이긴 한데 얼굴만 좋은 게 아니라고 저기 있잖아 내가 너한테 꽃다발 줬던 거 기억해? 너 꽃가루 알러지 있어서 생화 그렇게 오래 닿으면 안 되잖아 근데 너 아무 말도 안 하고 그거 받아줬지 그런 게 처음엔 안타까웠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너에게 자기 맘대로 성의표현을 해 가며 너를 괴롭혔을까 그래서 난 그냥 너한테 잘해주고 싶었어 네가 못 하는 거 싫어하는 건 안 하고 네가 좋아하는 것만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 주고 싶었어 그래서 널 더 많이 알려고 노력했는데 니가 너무너무 좋은 애였어 니가 잘생긴 것도 사실이지만 너는 (거의 찬송가 수준)
하지만 최한솔은 핏기도 안 마른 배냇저고리 시절부터 찬사라면 이골이 난 사람이었고 솔직히 승관이 레퍼토리도 그동안 쏟아졌던 입에 발린 말들과 별로 다를 건 없었겠지 그래도 생각해보면 부승관은 분명 공들여 골랐을 꽃다발도 당장 버렸고 뭘 먹든 솔이 알러지 먼저 고려했지 알러지 약도 한솔이한테는 없어도 승관이는 늘 들고 다녔다 취미도 조예도 없어 보이는 전시회를 가자고 했더니 아예 공부를 해 왔지 참 언행일치 대단했어
문득 시간을 확인했더니 전화를 건 지 십오 분이 막 지난 참이었지 승관이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고 에라 모르겠다 한솔이는 결국 말하고야 만다
-부승관.
-어, 어?
-안 만나겠다고 한 거 취소할게.
-헉, ㅈ, 진짜?!
-그럼 가짜겠냐. 내일 봐.
울지 말란 말은 부끄러워서 못 했지만 전화 너머의 부승관 표정은 알 것 같았다 동그란 광대가 한껏 치켜올라가 호빵맨 같은 얼굴로 웃고 있겠지.. 그러는 최한솔 얼굴이 얼마나 빨간지는 솔이 무릎 위에서 식빵 구우며 하품하던 고양이밖에는 모를 것이다
헉 그리고 이거 아마 연합동아리 같은 그런 썰이었는데 석달은 된거라 가물가물
엄청 나중에 사귀게 된 다음에 뿌야가 하도 들러붙으니까 나중엔 좀 체념에 가까운 심정으로 승관이 매달고 다니는 한솔이도 보고싶네..
그러다 승관이가 한솔이 먹일 거 사온다고 편의점 간 사이 윤 선배(취미는 한솔이 간질간질하게 건드리기)가 솔이한테 접근해서 둘이 사이 좋은가봐? 하고 견제질문 던지는데 최한솔 눈치없이 아뇨 귀찮아요.. 해버렸으면
그리고 영화처럼 그걸 들어버린 부승관.. 문밖에서 한참 표정관리 하다가 들어갔는데 솔이는 그새 소파에서 졸고 있고 차마 깨우지는 못하겠고 그래 니가 귀찮다면 내가 안 해야지 그게 맞지 하면서 삽질대잔치의 서막이 열린다
승관이는 스킨십에 존나 예민해져버렷.. 평소라면 껴안고 손 잡고 동네방네 남친자랑 못 해서 안달이 났을 텐데 요즘 들어 드물고 어쩌다 잡아도 가볍게 떨어져 버리지
집에 가기 전 굿바이 키스 겸 굿나잇 키스 정도는 하지만 너무 꽉 잡아서 저릿저릿할 지경이던 손아귀가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
그러다 승관이 자취방에서 홈데이트하기로 했던 날 결국 터질 거다 영화 볼 때 중반부도 못 가서 허리가 불편할 만큼 꽉 당겨 안던 팔은 팝콘 통을 사이에 둔 반 뼘 거리에 그저 얌전히 나란히 있을 뿐이고 어쩌다 손끝이 스치자 금방 움츠려 버리는 부승관에 열 받아서 최한솔 영화 보다 말고 일어나서 겉옷 입음
나 집에 갈래, 하는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사랑하는 남자친구는 솔이를 붙잡았지만 허리를 끌어안는 것도 어깨를 움켜쥐는 것도 하다못해 손을 잡은 것도 아니고 겨우 소매 끝자락만 붙든 채라서 최한솔은 그것마저 서운해졌다
-왜 그래 갑자기?
-지겨우면 질렸다고 말을 해 사람 열 받게 굴지 말고
-무슨 소린데 너 지금 왜 화났어?
그 질문엔 대답도 못 하고 얼굴만 새빨갛게 붉히는 최한솔.. 맨날 떨어지라고 한 주제에 요즘 스킨십이 적어져서 서운하다고 하긴 쪽팔리겠지 영화 본다고 불도 다 꺼서 어두운데 티비 화면에서 나오는 영화 불빛만으로 솔이 표정 알아차리고 승관이는 기다리지만
-너.. 왜 요즘 나 안 만져?
마침내 나온 대답에 어이가 없겠지 야 니가 귀찮다며?! 하고 저도 모르게 목소리 높이는데 최한솔 더 팔 쪽도 없다고 질세라 소리지르는 거지 그게 안 괜찮았으면 너부터 갖다 버렸거든?!?!?! 말해놓고 헙 하고 입 틀어막는데 부승관 벌써 최한솔 꽉 끌어안았지 갈비뼈가 무사하지 못할 것 같아도 차마 밀어내질 못하고..
-싫은 게 아니면 부끄러워서 그래?
-아니 그건 아니고
-(시발)
-적당히 좀 하라니까 맨날 화장실도 못 가게 놔주지도 않고..
삐죽대는 입에 쪽 소리나게 입술 눌러 찍고 둘 중 누구랄 것도 없이 웃음 터지겠지 이런 건? / 좋아 / 나도 좋아
---------
부솔은 오지는 주식임을 ㅇㅈ하는 바입니다
'그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쿱솔] 데이트 (솔른웹진 V log 제출작) (0) | 2018.12.17 |
---|---|
(논커플링) 아기다람쥐 솔이와 밍주인 (With 몽쉘님) (0) | 2018.05.01 |
[부겸] 어떤 생일 (0) | 2018.03.12 |
[순겸] 검고 푸른 날들 (0) | 2018.02.04 |